세계 경기 둔화에 늘어나는 무역 규제 조치들

세계 경기 둔화에 늘어나는 무역 규제 조치들

기사승인 2011-10-31 17:38:01
[쿠키 경제] 세계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자 각국에서 ‘무역 보호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경기가 둔화돼 수출 여건이 어려워지고, 환율 불안이 심화되면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규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

31일 주요 20개국(G20)의 글로벌 무역·투자조치 6차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10월까지 새로 도입된 무역제한조치는 모두 108건에 이르렀다. 전체 건수로는 지난 5차 모니터링(지난해 10월~지난 4월)때의 122건보다 줄었지만, 신규 무역제한조치가 도입되는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는 게 G20의 진단이다.

특히 브라질 18건, 인도 16건 등 주요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무역 규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20은 “국제적 거시경제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일부 국가에서 보호주의가 힘을 얻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이 둔화되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는 극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지면서 브라질 등처럼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는 환율 급등이 자국 산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 9월 수입자동차와 국산 부품 사용비율 65% 미만 차량 등을 대상으로 공산품세(IPI) 세율을 30% 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힌 것은 단적인 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국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보호하기 위해 관세·비관세 조치 등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무역규제 뿐 아니라 수출제한조치까지 등장하고 있다. 수출제한조치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나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 조치 등처럼 국내 원자재 보호 등을 위해 이뤄진다.

G20 6차 모니터링에서는 무역규제조치는 지난 5차 때보다 줄어든 반면 수출제한조치는 5차 11건에서 19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내년부터 광물자원세(자원 개발을 하는 기업 중 이익률이 12%가 넘는 기업은 순이익의 30%를 세금으로 내는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호주가 대표적이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이시형 통상교섭조정관은 “최근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각국의 무역 보호주의 조치가 직접적이고,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당장 조치로 나타난 것을 넘어 앞으로 강화될 조짐을 보이는 곳도 많아 수출이 많은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브라질과 인도 등이 취한 무역규제 조치를 집중점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 운영 중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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