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오전 베이징 소재 공관에서 광복절 행사를 마친 뒤 근교 동방명주 골프장으로 이동해 낮 12시쯤부터 골프대회를 열었다.
참석 인원은 외교부와 다른 정부부처 파견 주재관을 중심으로 대사관 인원 80여명 가운데 50명가량 됐다. 비용은 참석자 개개인이 400위안(7만1000원 상당)씩 부담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참석자들에게는 성적별로 골프용품과 주류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측은 “근래 대사관 직원이 많이 교체돼 송별과 단합대회 차원에서 골프 행사를 마련했다”며 “매년 3월 1일과 8월 15일에 단합대회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전 직원들이 모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공휴일을 전 직원 골프대회 날짜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이은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로 한·일 외교갈등이 고조되고 중국 정부도 한·일 간 독도 갈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주중 대사관이 한가롭게 골프를 칠 수 있느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이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취임 이후 최고위급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일행이 방중 사흘째를 맞아 중국 지린성을 방문, 나선 경제특구 투자확대를 요청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벌이던 상황이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해 징계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광복절 골프대회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트위터러 ‘@Sungc*****’는 “국내는 독도 문제로 시끄러운데 참 개념이 없는 외교관이다”며 “어쩌면 본국 분위기를 모르는 외교관이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 아이디 ‘gudr****’는 “어떻게 대사자격을 가지고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저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모두 해임시키고 교체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포털 사이트 아이디 ‘atop****’는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가하게 골프나 치고 있다니…욕먹을 일만 골라서 한다”며 “한국 들어오면 중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평일도 아니고 공휴일에 골프 치는 것을 과도하게 문제 삼는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구성찬 이성규 기자,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