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소는 북한의 핵개발이 국제 사회에 줄 위협을 회피하는 최고의 방안은 대화와 협상이라고 제안했다. 미국의 핵 안보 관련 연구소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북한의 플루토늄 및 무기급 우라늄 추정 비축량’ 보고서에서 여러 전제를 가정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현재로서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무기급 우라늄을 만드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북한이 영변에만 원심분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2015년이나 2016년에는 핵무기를 위한 상당량의 우라늄은 물론 플루토늄 생산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1기의 핵무기에 2∼5㎏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6기에서 최대 18기의 핵무기(평균값 12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변의 원심분리시설이 빠른 속도로 건설된 점을 고려하면 다른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향후 핵무기 생산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따라서 현재 건설 중인 영변 경수로 등을 통해 무기급 우라늄(WGU)을 생산한다면 최악의 상황에서는 2016년까지 최대 48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2015∼2016년 28∼39기를, 2개의 원심분리기를 돌리면 37∼48개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울러 북한이 무기용 플루토늄을 더는 생산하지 않고 실험 경수로에서 저농축 우라늄(LEU)을 생산한다고 가정하고 원심분리기가 1개라면 2016년까지 14∼25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추정하는 데는 불확실성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비밀 원심분리 시설의 존재 여부와 개수, 능력 등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면서 “미국과 동맹국은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능력 확대라는 잠재적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북한이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과의 비공식 접촉에서 ‘2·29 합의’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으며, ‘9·19 공동성명’을 파기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9·19 공동성명은 2005년 제4차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로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명문화한 것이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