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카바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술)’을 받고 사망한 길모(70)씨 유가족 측이 정부와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 외 4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길씨의 유가족과 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는 8일 보건복지부 기자실을 방문해 "정부와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 외 4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청구를, 송명근 교수 외 4명을 대상으로 사기 및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를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 70세인 길씨는 안정성과 유효성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신종 심장수술법인 ‘카바수술’을 건국대병원에서 받고 입원 일주일 만인 지난 10월 26일 사망했다. 보호자 측은 사망한 환자가 경증이어서 굳이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었고 동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병원이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무기록지에 길씨는 카바수술 적응증에 해당하는 중증이 아닌 경증으로 기록돼 있고 환자의 동의를 생략한 채 환자가족의 동의만 받고 수술을 했다고 한다.
또 카바수술은 올해 6월 15일까지만 한시적 급여로 인정된 수술이라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한다. 유가족 측은 “지난 6월 15일 카바수술의 한시적 비급여 기간이 끝난 후에 발생한 카바수술 사망사고다. 이는 복지부가 제때 이 수술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길씨는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길씨 유가족은 10월 4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한 이후 장례를 치르던 중 다른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됐었다는 의견을 듣고 12일 조정을 취하했다.
문제는 안전성 논란으로 끊임없이 의료계의 쟁점이 된 카바수술 논란에 대해 책임 소관부처인 복지부가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복지부의 공식 발표를 통해 4년간 첨예하게 대립해 온 대한심장학회와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 간 갈등이 마침표를 찍기를 기대했다.
복지부가 카바수술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이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 측은 대동맥판막성형술을 계속해서 시행하고 있었다는 점도 환자들이 우려하는 사안이다.
안기종 대표는 “지난 7월 30일 공문을 통해 카바수술에 대해 복지부의 입장을 신속히 밝혀서 애매모호한 결론으로 더 이상 의료현장의 환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요청했음에도 사망환자가 발생했다”며 “길씨 이외에 카바수술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병원에 대한 복지부의 실태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