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못 갚아” 깡통주택 보유자가 세상에 이렇게나…

“원리금 못 갚아” 깡통주택 보유자가 세상에 이렇게나…

기사승인 2012-12-03 10:30:01
[쿠키 경제] 원리금 상환 능력이 바닥난 주택담보대출 보유자가 19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담보로 내놓은 집은 경매에 넘어가도 빚을 다 탕감할 수 없는 ‘깡통주택’이었다.

또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저신용·다중채무자 23만명이 받은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5조6000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길어져 집값이 더 떨어지면 가계부채 부실은 저신용·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은 2일 집을 경매에 내놓아 받을 수 있는 돈보다 대출금이 더 많은 경락률(시가 대비 낙찰가 비율) 초과 대출자가 지난 6월 말(은행은 9월 말) 현재 19만3000명이라고 밝혔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보유자 515만8000명의 3.8%다. 이들이 빌린 돈은 전체 주택담보대출(392조3000억원)의 3.3%인 13조원 정도다.

지난 1∼10월 전국 평균 경락률은 76.4%였다. 시가 1억원짜리 자산을 경매에 넘겼을 때 7640만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이 경락률을 초과했다는 것은 경매로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경락률 초과 대출은 수도권이 18만명(12조2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집값이 지방보다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 7등급 이하이면서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9월 말 기준 23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4.1%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25조6000억원(전체의 4.8%)에 달했다. 저신용·다중채무자와 경락률 초과 대출자는 상당수가 같은 사람이다.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만큼 빌린 이들은 상환 능력을 거의 소진한 데다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는 처지다.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면 대출금도 제대로 못 갚을 가능성이 높다

다중채무자는 은행과 비은행권에서 함께 돈을 빌린 사람이 16만명(18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비은행만 이용한 대출자는 7만명(7조원)에 달했다. 빚을 1개월 이상 못 갚아 당장 부실 위험이 있는 주택담보대출 연체차주는 4만명(전체의 0.8%)으로 모두 신용 7등급 이하였다. 2009년 말 0.72%였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10년 말 0.87%, 지난해 말 0.95%, 올해 8월 말 1.32%로 계속 오르고 있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넘긴 대출도 늘고 있다. 은행권의 LTV 70% 초과 대출은 2010년 말 7조5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8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의 LTV 한도는 50%다. 전체 금융권의 LTV 70% 초과 대출자는 24만명(26조7000억원)이었다.

금감원 이기연 부원장보는 “이달부터 1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연체자 4만명과 LTV 80% 초과 대출자 4만명을 대상으로 정밀점검을 실시한다”며 “가계부채 대응 태스크포스도 구성해 고위험군 부실화 가능성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이경원 기자 kcw@kmib.co.kr
김철오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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