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한국의 전통 잔치

마을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한국의 전통 잔치

기사승인 2013-02-26 10:20:01

[쿠키 문화] 추운 날씨가 아직 가시지 않은 23일, 전남 고흥군의 어촌마을인 선정마을에서는 특별한 명절 맞이 행사가 열렸다. ‘선정마을 12당산굿 별신제’를 열고 다문화 가족들을 초청해 민족의 명절인 정월대보름을 기리는 자리를 가진 것.

이 마을잔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고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2012 작은공동체 전통예술잔치 ‘소문난 잔치’ 중 하나였다. 소문난 잔치는 대한민국 국토 곳곳에서 살아 숨쉬는 명절 축제 등을 발굴,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행사다.

이들을 초청한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관계자는 “꼭 국가적 규모의 거창한 명절 행사가 아니더라도 한국에는 정을 나누는 마을 규모의 작은 잔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했다. 직접 다양한 놀이를 체험하면서 한국의 문화를 더 가까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날 선정마을에는 이른 오전부터 일본, 몽골, 태국 등 다문화 가정 10가족 총 20여명이 모여들었다. 선정마을 이장의 마을 제의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다양한 체험 행사가 시작됐다. 다문화 가족들은 자국의 명절 놀이에 대해서도 말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방적인 체험이 아닌 상호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원문을 적은 창호지를 달집태우기 밧줄에 매다는 프로그램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 가정 어린이 우승휴(15)군은 “그냥 책으로 배우는 것 보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정월대보름에 하는 여러 풍습을 직접 해보니 조상들의 지혜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몽골에서 온 주부 윤나(39)씨는 “한국의 명절은 설날과 추석 말고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로 정월대보름 행사에 대해서 더 잘 알게됐다. 마을마다 그 마을의 특색에 맞게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다문화 가족들은 함께 보름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시간을 가졌다.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어우러져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선정마을은 동서남북으로 12 당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으며, 매년 정월 대보름에 12당산굿 별신제를 지낸다. 굿은 선착장에서 시작해 지신밟기 등 총 4굿을 거친 뒤, 재단 제사, 횃불 행진 등으로 이어졌다. 별신제를 치르고 달집태우기, 살풀이 굿 등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말일까지 ‘소문난 잔치’ 정월대보름 이벤트를 진행한다. 블로그에 ‘소문난 잔치’가 열린 지역의 전통시장이나 맛집을 소개하고 이를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에 등록하면 온누리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을 지급한다. 또 페이스북에서 '공유하기'나 '좋아요'를 클릭하고, 친구를 초대하면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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