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여당측 이사 3명도 김재철 MBC 사장 해임건의안 발의 동의, 왜?

방문진 여당측 이사 3명도 김재철 MBC 사장 해임건의안 발의 동의, 왜?

기사승인 2013-03-24 17:26:01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26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키로 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2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김 사장 해임안 상정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야당 측 이사 3명 외에 여당 측 이사 3명이 발의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MBC가 22일 오후 8개 지역사 사장 등 계열사 및 자회사 임원 내정자 20여명의 명단을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한 게 발단이 됐다. 계열사 및 관계사 임원 선임은 방문진 이사회에 보고하고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22일 김문환 신임 이사장을 만나 명단을 전달했을 뿐, 별도의 이사회 보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MBC 안팎에서는 이번 내정자 발표가 김 사장의 ‘측근 챙기기’ 성격이 짙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발한 이사진이 23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고, 이 자리에선 김 사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이사들은 김 사장과 김 이사장의 만남을 사전 협의로 인정할 수 없다며 절차의 잘못을 지적했다. 특히 방문진이 임명한 MBC 이사 중 일부를 김 사장이 독단적으로 지역사 및 관계사 임원으로 발령한 것이 문제가 됐다.

여당 측 김광동 이사는 “이미 김 사장은 법에 규정된 방문진의 MBC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수차례 부정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이번 일 역시 방문진을 부정한 것으로, 해임에 해당하는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야당 측 이사들은 여야 이사들이 함께 해임안을 발의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사장 해임안은 그간 3차례 상정됐지만 모두 부결됐다. 해임안은 이사 9명 중 과반인 5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미 이사 6명이 발의에 참여한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속에 김 사장이 자진사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MBC 노조는 “여당 이사들조차 묵과할 수 없는 오만함과 전횡을 김 사장이 보여 왔던 만큼 해임안 상정은 당연하다”며 “이번에는 원칙과 절차가 지켜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김나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