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통장의 굴욕

수도권 청약통장의 굴욕

기사승인 2013-03-25 10:28:01
[쿠기 경제] 수도권의 극심한 청약 침체가 기존 청약 흐름까지 바꿔놓고 있다.

25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주택종합청약저축통장 가입자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9년 1391만2062명이었던 전국의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010년 1481만939명, 2011년 1487만8239명, 2012년에는 1490만5057명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2010년 1011만 1902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급감해 2011년에는 988만 6136명, 지난해 말에는 969만 7102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도권의 청약통장 인기 하락의 이유를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꼽았다. 웬만해서는 당첨권에 들기 어려운 보금자리 주택과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물량을 제외하고는 순위 내 청약 마감되는 단지가 종적을 감췄다.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대규모 택지지구 공급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청약 수요가 분산되어 굳이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수월하게 인기단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약통장 사용을 극도로 아끼고 청약통장 없이 청약이 가능한 4순위 청약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불투명한 부동산 정책도 수도권 부동산 침체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취득세 감면 연장이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시장 부양책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어 선뜻 청약에 나서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주택 분양 관계자들은 해마다 심화되는 전세난으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대기 수요자는 많으나 새 정부의 정부 정책이 나오지 않아 청약하려는 수요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청약접수를 실시한 동탄3차 동시분양의 경우 기존 물량보다 분양가를 낮춰 견본주택 개관 당시 4만5000명의 구름인파를 끌어 모으며 인기를 예상했지만 수도권의 극심한 시장침체와 불투명한 부동산 정책 때문에 청약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 때문에 주택 분양업체들도 순위 내 청약경쟁률에 연연하기보다 4순위 청약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다양한 판촉 전략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전세난이 올해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빠른 시간 안에 분양가상한제 폐지나 세제혜택 등 다양한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내놔 수요자들의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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