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설움 담은 '직장의 신', 그들이 이 드라마를 택한 이유는?

계약직 설움 담은 '직장의 신', 그들이 이 드라마를 택한 이유는?

기사승인 2013-03-25 21:42:01
[쿠키 문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수퍼 갑 계약직’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꿈꾸며 온갖 차별과 수모를 참아내는 ‘수퍼 을 계약직’이라면 모를까. 다음달 1일부터 방영되는 KBS 월화극 ‘직장의 신’은 계약직의 설움과 애환을 초현실적인 캐릭터 ‘미스 김’을 통해 풀어내는 드라마다. 공영방송 KBS가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비정규직 문제를 드라마로 다룬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끈다.

출연 배우들은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약직’을 주제로 한 개념 발언을 풀어놨다. ‘미스 김’ 역할을 맡은 김혜수는 “대본을 봤는데 너무나 유쾌했다”며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캐릭터라 계약직 중에서 그런 대우를 받는 분이 없겠지만 유쾌한 드라마 이면에 주변 인물의 배치나 상황, 메시지는 현실적이고 생존과 밀착돼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스 김은 나이를 비롯해 개인 정보 노출이 안 된 사람으로 신비로운 존재이지만 거기엔 계약직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존재가 전혀 관심의 대상이 아닌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다시 드라마를 하게 되면 유쾌하면서도 의미있는 역할을 해 보고 싶었다”며 “1회 대본을 읽고 출연을 곧바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스 김 등 계약직 사원과 대립하는 정규직 사원 ‘장규직’ 역할의 오지호는 “계약직을 갖고 노는 역할을 맡아서, 욕을 많이 먹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드라마 속 계약직 캐릭터를 통해 위로를 받고 회사내 평화가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미움을 사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귀엽게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햇병아리 계약직 사원 ‘정주리’를 연기하는 정유미는 “대본을 보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나도 모르게 지나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너무 진지하죠”라고 반문한 뒤, “잊고 살면 안될 것들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저란 사람이 또 성장하고픈 생각에 (이번 드라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권은 “드라마에서 정규직으로 나오긴 하지만, 시놉시스를 보면서 연습생 시절을 회상하게 됐다. 그래서 꼭 해보고 싶었다”며 드라마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나도 연습생 시절엔 지하실 청소도 해 보고, 정수기도 갈아봤고, 박진영 커피도 타 봤다”며 “연습생도 하루하루 불안하고 언제 짤릴 지, 언제 데뷔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2007년 일본 NTV에서 방영된 ‘파견의 품격, 만능사원 오오마에’가 원작으로, 한국적 현실에 맞춰 재탄생했다. 이들이 그려가는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갈등과 화해 스토리가 대중의 호응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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