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고위 공직자 등의 강원도 원주 별장 성접대 의혹의 불똥이 지역차별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민들은 26일 건설업자 윤중천(52)씨가 호남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인물인데도 사이버상에서 ‘광주 조폭 출신’이라는 글이 난무하고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인터넷 블러그와 카카오톡 등에서 윤씨가 별장에서 성접대를 했다는 전 차관과 경찰청장 등의 명단과 구체적 사건 개요가 담긴 글이 급속도로 퍼지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호남 비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가 실제 호남과는 아무 연고도 없지만 마치 이 지역 출신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가공됐다는 것이다.
실제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은 윤씨를 충북 제천 출신으로 파악 중이다. 경찰은 정기적으로 동향을 파악하는 200여명의 주요 조직폭력배 관리대상에 윤씨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요청에 따라 윤씨의 조폭 계보를 파악하는 등 행적을 추적했으나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광주 조폭 출신 P씨가 벤츠 승용차를 되찾는 과정에서 동영상 CD가 발견됐다’는 내용에 나온 P씨도 광주 출신이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지면서 호남 비하가 도를 넘어 확산되고 있지만 지역민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특히 광주시민들은 “현대사의 비극인 5·18민주화운동을 일부 네티즌들이 불순분자나 북한 간첩들의 난동으로 지금까지 왜곡하는 것도 다를 바 없다”며 “호남비하가 명백한 사안인 만큼 경찰이 수사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지역민들은 “출범 한달여 동안 수차례 발표된 조각 명단에서는 호남을 일관되게 차별하더니 조폭이 연루된 지저분한 성접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호남을 끼워넣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인상을 찡그렸다.
20여년간 조폭 업무를 다뤄온 K모(54) 총경은 “윤씨는 삼류건달로 분류되는 소위 ‘논두렁 건달’도 아닐뿐 아니라 광주 조폭 계보와는 전혀 관련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