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세데르에는 부인 미셸과 두 딸 말리아와 사샤도 함께 했다. 유월절은 기원전 13세기 유대인이 모세의 인도로 고대 이집트의 속박에서 탈출해 자유와 해방을 얻은 역사를 일주일 동안 기념하는 축제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세데르를 주재하게 된 것은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중 젊은 3명의 유대인 보좌관이 간단하게 치르던 유월절 행사에 참석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힘겨운 경선전을 치르던 오바마는 유대인 보좌관들이 전통대로 “내년에는 예루살렘에서”라며 기도를 끝내자 “내년에는 백악관에서”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바마는 크리스천인 자신이 유대교 예식을 거행하는 이유를 지난주 예루살렘 방문 중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언급했다. 그는 유대인들이 고대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풀려난 것을 기념하는 유월절이 특히 흑인을 포함한 미국인들도 공감하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두 딸이 출애굽의 의미를 설명하는 전례서 ‘하가다’와 유월절 이야기를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 만찬은 누룩 없는 빵(무교병·Matzo)과 양고기, 쓴 나물, 삶은 달걀 등을 먹는 등 대부분 일반 세데르 의식 그대로다. 하지만 흑인들을 해방시킨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서가 낭독되는 등 몇 가지 추가된 것도 있다. 특히 이날 밤에는 지난주 이스라엘 방문 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부인이 선물한 은으로 만든 세데르 접시가 사용됐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