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줄기세포 화장품을 사용하면 20대 피부로 돌아갈 수 있다며?” “근데 가격은 왜 그렇게 비싸?” “나도 한 번 발라볼까”
요즘 서울 강남의 40~50대 주부들 사이에서 ‘줄기세포 화장품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년 여성들이 자주 찾는 고급 에스테틱을 중심으로 줄기세포 화장품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여성들의 열망은 제품 당 적게는 70~80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줄기세포 화장품의 구매율을 높인다. 그들은 열광하는 줄기세포 화장품은 정말 여성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제품일까.
우선 줄기세포 화장품의 개념 정의부터 알아보자. 화장품 회사를 비롯해 바이오 업체들이 출시하고 있는 줄기세포 화장품은 엄연히 말하자면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다.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은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난 후 세포를 제거하고 남은 부산물로 만들어진 배양액을 주성분으로 삼아 만든 화장품을 일컫는다. 줄기세포 배양액에는 줄기세포가 분비한 여러 생리활성 물질과 재생 물질, 영양물질 등이 담겨 있다. 이 물질이 피부 재생 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줄기세포 화장품이 피부 재생 효과가 뛰어날까. 화장품 업체에 화장품이 가진 효능에 대해 물어봤다. 업체들은 줄기세포 화장품의 뛰어난 효능에 대해 자신했다. 한 회사 직원은 자신들이 판매하고 있는 화장품을 피부에 뿌리게 되면 피부의 재생변화를 일으킨다고 했다. 또 피부노화를 방지해준다고 강조했다. 줄기세포가 상처받은 피부 조직의 복구를 실현하는 기능을 갖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다른 화장품 회사 직원에 의하면 줄기세포 화장품에 대해 다르게 설명했다. 줄기세포 화장품은 줄기세포 자체를 담은 것이 아니라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난 후의 남은 배양액을 담은 제품이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조언이었다. 화장품 성분에 함유된 줄기세포 배양액은 극히 미량인 경우가 많아 피부 표면에 발랐을 때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은 줄기세포화장품에 대해 맹신하고 있다. ‘줄기세포’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의 효능에 대해서는 명확한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도 단속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이 화장품 허위 및 과장광고로 인해 제품에 대해 잘못 인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줄기세포를 판매하는 화장품 업체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식약처는 “화장품 업체들이 줄기세포 화장품이 ‘피부재생’, ‘세포재생’ 등의 효과가 있다고 광고할 경우 허위·과대광고 등에 속한다”며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줄기세포화장품 취재를 마무리하다 문득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닙니다.”라는 어느 피부과 의사의 말이 떠올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