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경선 출마선언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 오랜시간 고심하고 숙고한 끝에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하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개인적 이해관계를 떠나 비장한 각오로 무너진 민주당을 다시 세우는 ‘혁신 대장정’의 길을 나서고자 합니다. 학생운동, 노동운동, 재야운동 그리고 20여년 정치활동의 모든 경험과 교훈을 다 쏟아 부어 민주당을 다시한번 국민의 희망으로, 수권의 역량을 구축한 믿을만한 대안 정당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와 결의를 밝힙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남북관계는 파탄을 넘어서 전쟁직전 상태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책임질 정부여당은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무능의 늪을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민주당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제때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북핵위기 때 고 김대중 총재가 전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의 조야를 설득하며 평화의 여론을 형성하는데 주력했던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평화의 위기입니다.
급속한 산업화 이후 경제민주화를 이루지 못한 우리 사회는 양극화가 극대화 되어 폭발직전 상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역간, 세대간의 갈등과 대립도 점차 악화되고 있습니다.
분열의 위기입니다.
이와 같은 위기를 수습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와 정당도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인사와 비민주적 의사결정 앞에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는 점차 약화되고 직접민주주의에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치와 정당의 위기입니다.
이런 3대 위기는 국민들의 불신, 불안, 불만이라는 3불의 심리상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국민여러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길인지를 묻고 또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났고 쓴소리도 뼈아픈 탄식도 많이 들었습니다. 절실히 느끼고 통렬하게 깨달았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가 리더십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새로운 국가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이번에 치루어질 5·4 민주당 전당대회는 단순한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통과 의례가 아니고 이러한 대한민국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의 창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당으로서는 민주당의 존폐가 걸린 ‘생사전대’이기도 합니다. 127명의 국회의원, 8명의 광역단체장, 95명의 기초단체장, 1403명의 지방의회의원을 가진 민주당이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는 전당대회입니다. 진정한 참회와 반성을 기초로 지금부터 2017년 차기 대선에 이르기까지 지속적 혁신과 인적통합의 대장정을 국민 앞에 약속하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야할 혁신의 길은 당의 노선, 정책, 기풍, 문화 등 민주당의 겉과 속을 보완하고 바꾸는 것입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가 잃을 것은 ‘구태와 계파’요, 얻을 것은 ‘혁신과 통합’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당대표가 되면
먼저 민주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을 세우겠습니다. 계파에 좌우되어 흔들리고 단명하는 리더십으로는 어떠한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습니다. 일체의 계파활동을 타파하겠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리더십을 구축하겠습니다.
둘째, 당의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겠습니다. 당과 국민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겠습니다. 지도부와 당원간의 소통의 장을 정례화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제안되는 각종 민생정책을 원내지도부와 협의하여 국회에서 관철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당의 주인은 당원입니다. 주인인 당원의 의사가 무시되면 당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 등 당직 선출과정에서 당원의 의사가 전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도부의 결단이 아니라 당원의 결단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논란이 극심하거나 어려운 문제일수록 그렇게 해야합니다. 또한 당의 정체성과 결부된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반드시 당원의 의사를 묻도록 제도화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전 당원 정책컨퍼런스’를 도입하겠습니다. 아울러 당원은 아니지만 당밖에서 당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의 의사전달 통로를 여러수준으로 만들어 당원의 의사와 지지자의 의사가 일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각급의 공직후보자 선출 과정에서는 국민의 참여가 대폭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제가 당대표가 되면
첫째, 민주당을 야당다운 야당, 유능한 야당으로 만들겠습니다. 민주당의 존재 이유는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한 명의 의원이 한 가지 문제만이라도 끈질기게 파고든다면 반드시 해결 할 수 있다는 신념과 결과를 보여 줄 때 민주당의 존재 이유는 보다 분명해 질 것입니다. 당력을 집중해야 할 우선과제를 잘 선정하고 대여협상에서 아주 강력한 전선을 형성하여 민주당이 무엇 때문에 모두 나서고 있는지를 국민에게 보여줄 때 민주당의 정체성은 국민 속에 뿌리내린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서민경제와 민생, 복지를 생활현장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고단하고 처절한 삶의 현장을 살아가는 분들의 체온을 매일 매일 느껴야 합니다. 그렇게하면 민주당의 딱딱한 정책과 이론에 살아있는 감성과 영혼이 깃들 것입니다. 반드시 따뜻한 생활 진보를 체현하는 민주당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경제민주화의 실천을 통해 양극화를 조장하는 불공정한 시장경제와 재벌·대기업에 대한 근본적 개혁을 확고히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져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올 상반기 안에 사회적 합의를 반드시 이루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우리 당에 함께하고 있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경험과 역량이 민주당의 중요한 자산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의 정착에 실질적이고 유효한 정책을 제시하는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20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담론을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기 우리가 만들어 놓은 6·15선언과 9·19 합의 그리고 10·4선언은 지금 휴지조각이 되어있고 민주당은 과거의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한반도 평화계획을 민주당이 새롭게 세워 이를 지금부터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동북아 정세는 요동치며 재편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민주당과 대한민국의 주도권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대외네트워크 구성도 시급히 필요합니다. 평화통일국가의 비전제시도 필요합니다. 민주당이 다시 한 번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새 지평을 열어갈 전령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이제 민주당은 더 이상 물러설 곳 도 피할 곳 도 없습니다. 죽어서 살겠다는 각오로 뿌리부터 바꿔야 합니다. 저 신계륜은 절체절명의 마음으로 ‘혁신대장정’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기필코 민주당을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만 있다면 마지막 한 방울의 땀도 아낌없이 쏟아 붓겠습니다. 군사독재 정권과 그 아류에 맞서 야권통합을 추진하고 수평적 정권교체로 민주정부 수립에 기여했던 경험과 2002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를 성공시켰던 경험은 지금 민주당이 처해있는 심각한 좌절과 분열을 통합으로 바꾸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당원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서로 손을 잡고 대혁신의 길로 나서는 민주당의 혁신 대장정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가올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당의 상머슴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2017년까지 가는 ‘혁신 대장정’의 주춧돌을 깔겠습니다. 뚜벅뚜벅 걷고 열정적으로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4월 7일
민주당 당대표 후보 신계륜
김아진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