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노동당 비서에 오른지 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한반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감지하기 위해 조기경보기가 날고 있고 인공위성이 24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바다에서도 최첨단 레이더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북한은 여전히 긴장감 제로라고 AP는 전했다.
김일성 일가의 권력을 축하하는 북한 최고의 명절을 맞아 평양 시민들은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거리에 나왔다. 꽃잔치, 예술 공연, 집단 가무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바깥 세상을 향해 핵전쟁이 나니 불바다가 되니 하는 공포스러운 말들을 쏟아내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해마다 태양절이면 미사일과 탱크를 앞세운 대규모 군사 행진이 있었지만 올해는 아직 예정돼 있지 않다. 만약 북한이 태양절을 전후해 미사일을 쏜다면, 이를 축하하고 자랑하는 행사가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 평양담배공장의 정치일꾼인 김은철(40)은 “만약 전쟁이 나면 다시 군에 가겠다”고 말했다.
“평양 사람들은 자신감이 있다. 어떤 전쟁이든 이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핵무기도 있다. 그래서 아무리 긴장되는 상황이라도 우리는 아무 걱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북한 정권이 쏟아부은 돈은 북한 주민들이 1년 동안 먹을 식량을 살수 있는 금액보다 더 크다. 세계식량기구는 북한 주민의 3분의2가 식량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만든다고 하지만,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계획도 의도도 없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미국 태평양 사령부 새뮤얼 로크리어 사령관은 9일(현지시간) 미 상원의회 국방부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착오가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환경을 조성했다”며 높아진 긴장 때문에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