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무비] 우리를 미안하게 하는 영화들…‘노리개’ ‘공정사회’ 外

[클로즈무비] 우리를 미안하게 하는 영화들…‘노리개’ ‘공정사회’ 外

기사승인 2013-04-13 13:00:01

[쿠키 영화]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번에 바꿀 수는 없어요. 천천히 조금씩 바꿔 가는 거죠.”(‘남영동 1985’ 박원상과 인터뷰 중)

영화는 우리 삶에서 다양한 기능을 한다. 스트레스 해소와 풍성한 여가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오락적 기능부터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꼬집는 사회 고발적 기능도 한다. 특히 시대를 막론하고 지속적으로 대중들에게 문제점을 던지는 영화의 고발 기능은 사회가 성숙해질수록 점점 더 치열해지고 다양해진다.


지난 2011년에는 영화 ‘도가니’, 2012년에는 ‘부러진 화살’ 등의 작품이 관객과 만나며 숨겨졌던 혹은 잊고 지냈던 사건의 부정부패함을 끄집어내 대한민국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특히 이 작품들의 영향으로 새로운 법이 제정됐고 사법부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등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도가니’는 청각장애학교인 광주 인화학교에서 실제 벌어진 아동 성폭행 사건을 그려냈다. 영화 같은 일이 실제 벌어진 사건이었다는 것에 대중은 분노의 도가니에 빠졌다. 대중의 비난이 커지자 일명 ‘도가니법’인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은 5년 전 벌어진 석궁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사법부의 문제점을 통렬하고도 유쾌하게 꼬집었다.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 해고당한 김경호 교수가 거대 세력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 기둥줄거리.

대법원은 각 법원에 이 사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사법부를 질타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자 “‘부러진 화살’은 흥행을 염두하고 만든 허구임에도 사법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1심에서 이뤄진 각종 증거조사 결과를 외면한 채 항소심의 특정 국면만 부각해 사실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담은 ‘26년’과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 수기를 토대로 극화한 ‘남영동 1985’, 용산 참사 사건을 다룬 ‘두개의 문’ 등의 작품이 대중과 만나며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했다.

올해에도 ‘공정사회’ ‘노리개’ 등의 작품이 관객과 만날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5월 18일에 개봉하는 장영남 주연의 ‘공정사회’는 엄마(장영남)가 열 살 된 딸을 성폭행한 강간범을 잡기 위해 40일간 고군분투하며 벌이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린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경찰의 늦장대응과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불합리한 수사과정, 남편이자 아빠인 사람조차 무관심한 현 사회를 비틀며 울분을 토하게 한다. 어바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고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 ‘노리개’도 ‘공정사회’와 같은 날 개봉해 맞붙는다. 영화는 한 여배우의 자살 사건 후 정의를 쫓는 열혈기자와 검사가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자 거대 권력 집단과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예인 지망생과 신인 여배우들이 성 상품으로 이용되는 부조리함에 쓴소리를 날린다.

‘공정사회’와 ‘노리개’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자극적 소재만 이용한 것이 아닌, 탄탄한 작품성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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