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배에 붉은 띠를 두른 물고기가 무리 지어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수면을 박차는 힘찬 지느러미도 붉은 색이다. 평소 검푸른 색이었던 등과 은백색의 옆구리가 빨갛게 변했다. 평생을 바다에서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 강으로 돌아온 산란기 황어의 모습이다. 수심이 낮은 곳에 이르면 암컷 한 마리에 수컷 여럿이 달라붙는다.
황어는 잉어목, 잉어과에 속하는 어류로 연어와 함께 대표적인 회귀어종이다. 5~10년 사는 동안 한번은 꼭 알을 낳는다. 일부는 첫 산란 후 체력 소진과 스트레스로 죽기도 한다. 황어의 귀향은 4월부터 6월까지 이어진다. 황어가 봄의 전령이라 불리는 이유다.
올해도 어김없이 황어가 돌아왔다. 울산시는 “울산 태화강 상류에서 자연부화로 새끼 황어 수십만 마리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달 15일부터 태화강으로 회귀한 황어들이 낳은 것이다. 어린 황어는 몸길이가 1~2cm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새끼들은 부화 후 하천 중·상류에서 1~2개월 머무르다 5~7월 경 바다로 나간다.
황어는 동해와 남해 쪽 하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물고기였다. 그러나 무분별한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수가 줄어 지금은 보호어종이 됐다. 울산시는 ‘불법 어로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최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못 박았다. 황어 포획 단속반을 만들고 홍보활동도 강화했다. 그 때문인지 울산에서 발견되는 황어 수가 꾸준히 늘었다. 2011년 4월 8일 최초로 발견된 황어는 3년 연속으로 태화강을 찾고 있다. 사진은 먼바다로 떠나기 전의 치어 무리.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수습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