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사업법은 위헌, ‘관리법’으로 전환해야“

“담배 사업법은 위헌, ‘관리법’으로 전환해야“

기사승인 2013-04-26 10:55:01
[쿠키 건강] 최근 담배회사에 대한 각종 소송 등으로 인해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담배를 사업법이 아닌 관리 또는 통제법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명세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5일 개최된 한국담배제조 및 매매금지 추진운동본부 주최로 서울대 삼성암연구동에서 열린 ‘담배사업법 위헌 토론회’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담배사업법은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손 명세 교수는 “담배사업법은 국가재정 확보 및 담배산업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의 창출을 위해 헌법 제36조 제3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건강권 또는 보건권을 희생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일 수 밖에 없다”며 “담배 사업 법이 아닌 담배 ‘관리’ 내지 ‘통제’ 법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담배사업법의 모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담배사업법 제1조에 따르면 이 법은 담배의 제조 및 판매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담배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경제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 손 교수는 “담배사업법의 목적은 담배규제를 통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와는 필연적으로 상충관계에 놓이게 된다”며 “담배사업법의 위헌성은 이러한 모순관계로부터 도출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 교수는 “담배사업법은 담배로 인한 조세수입 내지 판매수입을 통한 국가재정의 충당, 담배산업을 통한 경제적 부의 창출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동기를 규범적으로 승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담배 제조 및 판매로 인한 국가 재정 확보 및 경제적 이익의 창출을 위해 엄격한 규제보다는 완화된 규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법현실”이라고 했다.

다만 사적인 공간에서의 개인의 흡연을 불법화하는 것은 과잉입법에 해당한다고 했다. 손 교수는 “담배의 흡연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만약 담배를 마약과 같이 사회공동체가 용인할 수 없는 금지품으로 일반적으로 승인하게 될 경우에는 더 이상 흡연권이 일반적 행동자유권으로 보호될 수 없고 이 경우 위 헌법재판소 결정은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손 교수는 담배를 마약류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담배사업법의 위헌성이 확인되고 담배가 금지품으로서 일반적으로 승인될 경우 궁극적으로는 담배를 대마와 같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규율 대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 경우 담배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조치에 대한 특별한 입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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