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허정민 “모래시계? 문차일드? 오래가는 놈이 이긴대요”

[쿠키人터뷰] 허정민 “모래시계? 문차일드? 오래가는 놈이 이긴대요”

기사승인 2013-04-30 19:47:00


[인터뷰] 활동 이력을 보자면 화려함 그 자체다. 시청률 60%를 넘겼던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주인공 박상원의 아역으로 데뷔해 단숨에 눈도장을 찍었고, 2000년대에는 인기 아이돌 록밴드 문차일드로 데뷔해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연기자로 다시 돌아와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얄미운 남동생 전문배우’로 손꼽힐 만큼 감초 연기를 톡톡히 선보였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잔뼈가 굵은 내공이 느껴졌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배우 허정민(31)은 기나긴 경력이 말해주듯 그 누구보다 친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요새는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KBS1 대하 사극 ‘대왕의 꿈’을 동시 출연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재작년 8월에 제대한 후 욕심은 더 많아졌어요. 작품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졌고요. 예전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즐기자는 주의였는데 지금은 부담감이 커졌달까요. 예전에는 카메라 앞에서 ‘놀았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이제는 책임감이 전보다 강해진 거겠죠.”

허정민은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동숙(김정난)의 보좌관 서윤기 역으로 출연 중이다. 20대 후반의 젊은 꽃미남 보좌관으로, 동숙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직장인이다.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하지만 평범한 직장에서 볼 법한 친근한 캐릭터다.

반면 ‘대왕의 꿈’에서는 백제 의자왕의 아들 부여태 역을 맡아 선 굵은 연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정통 사극인 덕에 무한한 에너지를 받는 기분이란다.

아역으로 데뷔한 허정민은 어느새 서른을 훌쩍 넘겼고, 지금은 20년의 연기 경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조바심은 커져간다. 그는 “‘대왕의 꿈’에서는 대선배님들과 함께 하다보니 심장이 막 떨리기도 했다”며 “무언가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든다. 튼실히 연기 내공을 쌓고 있다”고 전했다.



막연히 ‘TV에 나오고 싶어서’ 연기 학원을 다닌 그는 열두 살의 나이에 ‘모래시계’ 박상원의 아역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운도 좋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때리면서 가리키는 것이 가능하던 시절이라 맞기도 많이 맞았다”며 “그래도 연기가 좋았는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꽃미남 밴드 문차일드로 활약하다 그룹에서 탈퇴한 허정민은 묵묵히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가수로 활동하며 연기를 병행하는 이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갈림길이나 다름없었다.

“가수로 2년 활동하며 많은 추억을 쌓았지만 힘든 일도 많았어요. 한 때는 그룹 활동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싫어했죠. 배우의 타이틀을 고집하고 싶었지만, 지금도 음악에 대한 애정은 남아 있어요. 취미로 밴드 활동을 하며 작은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을 키우고 있답니다.”

동안인 외모에 아역의 이미지가 커서, 배우로서 한계도 느낀다. 그는 “27살부터 일이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며 “20대 초반을 연기하기에는 나이가 많고, 서른이 넘은 역을 하기에는 너무 어려 보여서 애매한 시점이었다”고 털어놨다.

“다시 오디션 보고 미팅 다니는 게 힘들더라고요. 연기자는 오래 버틴 놈이 이긴다는 말이 있잖아요. 나이 마흔이 되더라도 언젠가는 배우로서 빛을 봤으면 좋겠어요.”

노희경 작가의 따뜻한 감성을 좋아하고, 이병헌처럼 슬프면서도 순박한 이미지를 오가는 연기를 해보는 것이 꿈이다. 독한 악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 것도 계획 중 하나다. 너무 익숙하고 친근해서 미처 몰랐던 허정민의 매력. 이제 조금씩 진가가 발휘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사진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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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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