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돌아왔다…” 가족의 해체, 캠핑으로 극복

“가족이 돌아왔다…” 가족의 해체, 캠핑으로 극복

기사승인 2013-06-05 10:29:00
[쿠키 생활] 급격한 경제 발전의 부작용으로 가족의 해체와 대화단절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대중적인 여가문화로 자리 잡은 캠핑을 가족의 새로운 소통 창구로 주목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이혼 건수는 평균 10만 여 건을 웃돌아 가족해체가 극심한 사회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가정도 정작 내부적으로는 ‘엄마는 잔소리꾼, 아빠는 돈 버는 기계, 아이는 공부하는 기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족 간의 대화단절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한 유명강사는 지난해 한 일간지 논평에서 아빠를 ‘물주’로, 엄마를 ‘매니저’로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캠핑이 가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주 5일 근무제의 정착으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동시에 캠핑 시장이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자 주말에 캠핑을 떠나는 가족들이 증가, “우리 가족이 달라졌어요”라는 모 캠핑용품업체의 광고문구처럼 가족 간의 거리를 줄여나가는 데 캠핑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범진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도시에서보다 더 많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캠핑활동은 혈압과 맥박 수를 낮춰 생리적 이완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에도 긴장과 불안, 혼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활기를 상승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 있을 때는 각자의 방에서 생활하거나 TV를 보면서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됐지만, 캠핑장에서는 생리적ㆍ심리적 안정감으로 인해 닫혔던 마음이 열리게 된다”며 “오랜 시간 텐트 같이 좁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집에서는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비교적 쉽게 말할 수 있어 가족관계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 역시 “캠핑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함께 문제상황에 대한 자율적 해결 능력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에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온정적인 발달에 기여한다”며 “씻거나 잠자리를 정하는 등 다양한 선택과정에서 부부의 역할 또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족들 밖을 겉돌던 아빠들이 캠핑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늘날 아빠들은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몰라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해 ‘아이낳기좋은세상’과 ‘한국워킹맘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93%가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응답한 반면, 실제 아이에게 어떤 아빠인지 묻는 질문에는 불과 48%만이 ‘친구 같은 아빠’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그동안 아빠들은 사회에서의 전쟁을 끝낸 후 칼집에 칼을 넣은 채 뒤돌아 쉬고 있는 모습만을 보여줬다”며 “집에서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잠을 자거나 TV를 보기만 했다. 하지만 캠핑을 나가서는 텐트를 짓고 음식을 만들며 아이들에게 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고 말했다.

황 교수 또한 “캠핑에서 어떠한 상황이 주어졌을 때 아빠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에서 아빠로서의 권위나 남성성을 보여줘 아이들의 역할모델이 될 수도 있고, 아내에게도 존중감을 심어 줄 수 있다”며 캠핑이 가족에게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인턴기자 ronof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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