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적십자“남조선이 청소년 납치하려했다” 적반하장

北적십자“남조선이 청소년 납치하려했다” 적반하장

기사승인 2013-06-05 19:27:00

[쿠키 정치] 북한 조선적십자가 탈북 청소년 송환 사건을 남측의 ‘유인 납치 행위’라며 오히려 우리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북한 조선적십자연맹의 담화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 적십자의 담화는 지난달 28일 북송 이후 8일만에 나온 첫 공식 반응이다.

북한 조선적십자는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우리 나이 어린 청소년을 유인납치해 남조선으로 집단적으로 끌어가려고 하다 발각된 반인륜적 만행사건이 드러났다”며 남한 당국을 향해 “범죄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주모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의 경고에도 우리 주민들에 대한 유인납치행위를 비롯한 반공화국 인권모략책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선적십자연맹은 또 “지금 우리 공화국에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입국했다가 단속된 남조선 주민들이 여러 명이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미 보도도 하고 남조선 당국에 알려도 주면서 빨리 데려가도록 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괴뢰 패당은 그들을 팽개쳐 놔두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2월 북한은 “우리 공화국에 불법 입국한 남조선 주민 4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신원과 입북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의 반응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기려는 술책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탈북자 통제를 강화하고, 입북한 탈북자들을 적극적으로 체제 선전과 남한 비난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재입북한 탈북자 3명이 참여한 좌담회를 열고 ‘회유와 공작으로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끌려갔다’ ‘돈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썩은 사회’ 등 남한 사회 비판에 열을 올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면서 보이는 행태로,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박선영 전 의원도 “이를 반박하기 위해 그동안 북송된 청소년들의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3∼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포럼(FEALAC)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통룬 시술릿 라오스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별도 면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윤 장관에 앞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도 10∼11일 인도네시아 슬라바야에서 진행되는 한·아세안 다이얼로그 회의 때 분켓 상솜삭 라오스 외교부 차관과 따로 만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제네바에서 열린 2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해 인권 개선 노력과 함께 송환된 탈북 청소년의 안전 보장과 인도적 처우를 촉구했다. 또 북한이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에 협력할 것도 요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