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2009년 7월 문을 연 동구문화센터 수영장을 6월부터 자치구 직영으로 전환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문화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던 한 법인이 적자가 수억 원 누적되자 계약기간인 6월말 이전에 수영장, 헬스클럽 등의 경영권을 반납한 데 따른 것이다.
수영장 등의 운영을 떠안게 된 시와 동구는 이를 위해 예산 4억여 원을 편성하고 수영코치 등 신규 직원 모집에 나섰다. 시와 동구는 문화센터 수영장의 운영난을 덜고 수영인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직영체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민간사업자의 부실경영 책임을 세금으로 틀어막게 된 셈이다.
시와 동구는 지난 4월말 문화센터 회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수영장 존폐여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영장 운영을 둘러싼 ‘헛발질’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0년에도 민간 사업자가 위탁운영하던 동구청소년수련관 수영장이 경영난을 겪자 동구가 이를 2년간 직영하다가 아예 수영장을 매립한 적이 있다. 청소년수련관 수영장은 현재 건물이 세워져 청소년 동아리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달 들어 직영에 들어간 동구문화센터 수영장 역시 2011년 8월 인근에 동구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이 개관한 이후 회원들이 하나둘씩 옮겨가면서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따라서 문화센터 수영장도 오래 못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제한적인 수영인구에 비해 국민체육기금 등으로 광주시내 곳곳에 수영장이 신축되면서 수영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쾌적한 새 수영장으로 한꺼번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전체 수영장은 공립 10여 곳을 포함해 현재 25곳에 이르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수영장을 매립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영장 문을 새로 여는 악순환이 반복될 조짐이다”며 “684억원을 들여 남부대에 신축 중인 국제규격 수영장도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 이후 ‘혈세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