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수석대표를 누구로 하느냐는 격식이었다. 명단교환에서 북측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안 내보낼 것을 예상하고 우리 측에서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아닌 김남식 차관을 수석대표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장관급을 내보내지 않는다면 우리도 격을 낮추겠다는 것이었다.
북측은 그러나 이전 남북간의 상급회담(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이 통일부 장관을, 북측은 내각책임참사를 각각 수석대표로 해온 관례와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은 전금진, 김령성, 권호웅 등을 내각 책임참사 직함으로 수석대표로 보낸 바 있다. 내각책임참사는 상설직이 아닌 임시특별직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측은 정세현 정동영 등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만해도 “오늘 중에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회담의 불씨를 살리려 했으나 결국 판문점에서 철수할 때까지 의견에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