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자외선 차단으로 피부 노화 늦추는 시대. 자외선으로 ‘피부 질환’ 고치는 시대’
자외선의 ‘두 가지’ 얼굴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악마’로 불리기도 하지만 피부 질환을 치료하는 ‘천사’의 얼굴도 갖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챙겨 바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주위에서는 노화방지를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젊은 여성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은 피부에 반드시 유해하다고 볼 수 없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과연 자외선은 나쁘기만 할까.
자외선이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부 연구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바를 경우에는 나이에 관계없이 피부노화가 24% 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외선을 차단하면 젊음을 유지하는 데는 한 몫 한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사실 바르지 않는 것보다는 바르는 것이 우리 피부나 건강에는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외선이 피부 주름, 노화, 피부암(기저세포나 편평상피세포 피부암 등), 또는 반점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도 일부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이들 간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자외선은 인간에게 유해하지만은 않다는 학계의 연구도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자외선’ 등의 햇빛에 포함된 특정 파장대가 피부 질환을 치료한다는 놀라운 연구 성과도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평소 동네 피부과 의원에 방문해 받는 레이저 치료도, 자외선의 특정 파장대를 이용한 치료가 많다. 심지어 자외선으로 유발된다고 알려진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상피세포 피부암 등도 자외선의 특정 파장대를 이용해 치료하고 있다. 이는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자,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다.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암이 유발됐다고 하지만, 이러한 피부암을 치료하는 것도 결국 자외선 등의 ‘빛’이라는 사실.
아울러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바를 경우 비타민D 결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최근 학계의 연구다. 덴마크 코펜하겐 의대는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바르면, 오히려 비타민 D 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외선이 지나치게 차단돼 뼈의 합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D가 부족해지고 이 때문에 뼈 생장이 저해된다는 것이다. 아직도 이 부분은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건선’의 경우도 자외선을 통해 치료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건선은 햇빛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피부병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자외선의 특정 파장대가 건선의 증상을 완화해준다는 이유로 의사들은 ‘자외선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물론 너무 햇빛을 많이 쪼이면 기미나 피부노화를 비롯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적절한 자외선 치료는 필수불가결하다.
최근 언론에서는 자외선이 극도로 유해하다고 보도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에 따라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바를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자외선은 유해한 편이다. 그러나 좀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할 부분은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이다. 자외선 차단제가 함유하고 있는 것은 기름 성분이다. 이러한 기름 성분은 6개월 미만의 영유아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이들에게는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아울러 자외선 차단제의 일부 성분은 알레르기나 피부자극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가들과의 상담은 필수다.
성경에 말라기 4장 2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
빛을 통한 치료를 권장했던 ‘신’마저도 자외선 차단제 앞에서는 무력해지고 있다. 21세기의 현대사회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빛을 통한 치료를 어떻게 해석할까.
자외선은 무해할까. 유해할까. 아직도 어렵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