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을 샀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읽을 책을 마련한 셈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공개한 박 대통령의 책 구입 목록은 이이의 ‘답성호원’, 알베르트 카뮈의 ‘일러스트 이방인’, 로맹 가리의 ‘유럽의 교육’, 김정현의 ‘철학과 마음의 치유’, 김도환의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이렇게 5권이다.
박 대통령은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인 인도관에 들러 프라사다 인적자원부 장관에게서 책을 선물 받았다. 특이하게도 김수로왕에 대한 책이다. 박 대통령도 이날 책 이야기를 하면서 창조경제와 연관지어 많은 발언을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개막식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세계인의 책 축제인 국제도서전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 국제도서전을 정성들여 준비하신 한국출판문화협회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주빈국으로 참여한 인도와 수교 50주년 기념특별관을 마련한 캐나다를 비롯한 세계 25개국 출판인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인류가 남긴 문화의 보고입니다.
저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성현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동서양 고전들의 좋은 글귀가 저를 바로 세웠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수필을 쓰면서 마음을 단련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5천년의 문화유산을 쌓아오면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 만들었고 어제 난중일기와 새마을 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총 11건의 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된 것에서 보듯이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기록 문화를 이어 왔습니다.
그렇게 옛부터 훌륭한 기록문화를 가져온 전통이야말로 자랑스런 우리 문화의 시작이고 근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 국제도서전의 주제가 책, 사람, 그리고 미래입니다. 역사적으로 책을 통해 많은 인재가 탄생했고 그 인재들이 미래를 여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새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구현 하는데도 책은 소중한 인프라입니다. 요즘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책을 읽는 문화와 방식도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책이 단순히 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기반으로 영화와 애니메이션, 음악과 뮤지컬,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연계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새 정부는 우리 출판 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좀 더 중요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책을 읽는 일은 삶을 행복하고 풍족하고 풍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을 계기로 책을 찾는 사람이 더 많이 늘어나고 좋은 책에서 새로운 길을 찾기를 바라면서 출판 산업이 다시 한 번 새롭게 도약하기를 바랍니다.
도서 축제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책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시관을 둘러보던 박 대통령은 조선시대 활자본과 이를 인쇄하는 모습을 꾸며 놓은 곳에서 발길을 멈췄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을 소개한 곳에서 직접 책을 넘겨보며 “배려가 많은 책이네요”“정말 의미 있고 좋은 일 하십니다. 더 많이 발전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5권의 책을 구입한 곳은 출판사 책세상의 전시대였다. 도서상품권으로 값을 치렀다.
주빈국관인 인도관에는 타고르 등 노벨상 수상자 7인의 자서전과 책이 전시돼 있었는데, 이 곳에서 프라사다 장관과 촬영한 뒤 설명을 들으면서 “인도와 우리나라가 인연이 길군요”라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