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12일 일어난 이번 사건과 관련해 2일까지 공모자와 환전책, 인출책 등 11명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범행을 주도한 나경술(51)과 최영길(61)은 아직 검거하지 못했지만, 이미 검거한 공범 진술과 여러 정황 등에서 사건 과정이 상당부분 드러난 만큼 사건 전모를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100억원짜리 수표를 변조하는데 동원된 1억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부정 발급한 은행 직원의 범행 공모 혐의를 밝혀내 구속하는 등 사기 일당의 범행 기획 및 과정을 상당수 파악했다.
한편 주범급으로 수배됐다가 전날 경찰에 자수한 김영남(47)은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사기 일당의 범행공모 내용을 올해 초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번 범행에 자신은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지난 12일 서울 명동 모 호텔 커피숍에서 나경술을 만난 이유에 대해서는 “나씨가 빌린 돈을 갚겠다고 갑자기 연락을 해 와 그 자리에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씨는 작년 말에서 올봄 사이에 수차례에 걸쳐 6800만원을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나씨 일당이 명동 일대에서 돈을 인출한 당일 서울 남산3호터널 앞에서 나씨를 다시 만나 1억원을 건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10년 평택구치소 수감 당시 나씨와 같은 방에서 생활해 알고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경찰은 그러나 김씨 진술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보고 2차 피의자 신문을 한 뒤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그동안 공범 진술, 간접증거와 여러 정황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주범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건 실체를 밝히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구체적인 전모와 가담자가 얼마나 더 있는지는 나경술과 최영길을 검거해 밝히겠다. 주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