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전직 프로농구 선수인 정상헌(31)씨가 자신의 처형을 살해·암매장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정씨는 자신의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모씨(32)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사체를 암매장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11시~낮 12시 사이에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 있는 주거지에서 최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오산시 가장동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처형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이틀간 자신의 오피러스 승용차에 싣고 다니다 집에서 8.8㎞가량 떨어진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가살이를 하면서 처형과 잦은 갈등이 있었던 정씨는 범행 다음날인 27일 숨진 처형의 휴대전화로 아내에게 “힘든 것 정리하고 일요일(지난달 30일)에 돌아오겠다”며 여행을 갔다는 것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언니가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자 정씨의 부인은 지난 1일 오전 1시쯤 정씨와 함께 경찰에 “언니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며 미귀가 신고를 했다.
이에 추적에 나선 경찰은 정씨가 최씨의 벤츠 승용차를 중고차 매매업체에 12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 출석을 요구한 후 추궁했고, 정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의 자백을 토대로 시신 수색에 나서 3일 오전 7시쯤 최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정씨는 경찰에 “최씨가 평소 날 무시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고려대학교에서 3학년까지 선수로 활동하다 200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된 정씨는 경복고 재학 시절 한국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장래가 유망한 ‘초고교급 선수’였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정씨와 함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과 아시아영맨대회 준우승을 이끈 동기 중 대표적인 선수가 한때 미국에 진출하기도 했던 방성윤이다.
대학 진학 후 방황의 세월을 보냈지만 재능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프로 1라운드에 ‘깜짝 지명’된 정씨는 수차례 숙소를 떠나 연락이 끊기는 등 기대와 달리 팀에 적응을 하지 못해 방출됐고 이듬해 울산 모비스 피버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탈퇴, 이후 선수 생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아내, 그의 쌍둥이 언니 등과 함께 처가에서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