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고 여파로 그룹 내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악화뿐 아니라 중국인 인명 피해로 그동안 공을 들여온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7일 사고 소식을 듣고 서둘러 귀국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회장은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상황보고를 받은 박 회장은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를 수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사고자의 가족들한테도 최대한 성의껏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사고 당시 박 회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금호타이어 여자오픈(5∼7일) 참석을 위해 중국 웨이하이에 머물고 있었다.
2005년부터 한중우호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이 앞장서 수습에 나선 것은 그룹 내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창춘, 난징, 톈진 등 3곳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에서 중국 노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나는 중국 취항도시 학교들과 1지점1교를 맺고 지원과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면서 중국 내 인지도를 높여왔다. 이번에 사고가 난 여객기에 중국인 승객이 절반 수준인 것도 이런 아시아나와 중국 간 친밀한 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아시아나는 웬만한 중국 노선을 확보하고 있어 중국 특화 항공사처럼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 측은 “중국은 그동안 그룹이 사회공헌활동 등을 펼치면서 공을 들여온 곳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로 관계가 틀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수습 과정에서 중국인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중국 언론 동향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고로 인한 재해발생금액은 약 1373억원으로 자산총액대비 2.26%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체보험 9900만 달러의 보험에 가입돼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