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휴가철-백신 연계 억지 설문조사로 빈축

GSK, 휴가철-백신 연계 억지 설문조사로 빈축

기사승인 2013-07-12 11:38:01

[쿠키 건강] 한 다국적 제약사가 휴가철에 맞춰 진행한 설문조사가 ‘백신’ 홍보를 위한 편중된 설문조사라는 지적이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제약사가 자사의 백신 홍보를 위해 특정 질환을 과대포장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지적이다.

11일 세계적인 제약기업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이하 GSK)와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및 예방접종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 내용은 ▲여름 휴가 계획 ▲여름 휴가 계획 지역 ▲해외 여행 시 선호하는 현지 문화 체험 ▲여행 동행인 여부 ▲‘A형 간염’ 예방 접종 필요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GSK가 배포한 이 설문 조사 내용의 보도자료는 조사 표본의 한계, 설문조사의 신뢰성 여부, A형 간염 필요성 여부 등에 있어 객관성과 신빙성을 갖추지 못한 조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설문조사 표본의 신뢰성 여부다. 이번 설문 조사는 취업포탈 인크루트에서 6월 20일부터 6월 23일까지 20~30대 직장인 3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대상자는 20~30대 구직자일 가능성이 높다.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해외 여행 계획을 묻는다는 점에서 다분히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설문 조사의 편중성이다. 일부 질문이 A형 간염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분히 의도된 질문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지역 별로 권장되는 예방 접종이 있다면 접종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A형 간염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질문하는 문항이 곧바로 이어진다. 다분히 의도적이고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물론 해석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가 객관적이고 신빙성을 얻기 위해서는 질문의 균형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 A형 간염 예방을 위한 질문은 고작 1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SK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20~30대 직장인의 A형 간염 필요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어 다분히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GSK 측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A형 간염에 대해 묻는 질문은 1개다”며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의 문제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 응답자의 약 73%는 개발도상국 모든 지역(미국, 캐나다, 서유럽, 북유럽, 일본, 뉴질랜드, 호주 이외의 나라)으로 여행을 앞둔 경우 A형 간염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GSK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 여행자를 대상으로 A형 간염 예방 접종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는 다양한 감염병이 있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수인성 전염이 많이 발생한다. 이 설문조사가 신빙성을 얻기 위해서는 물을 매개로 전파되는 수인성 전염병인 A형 간염,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이 조사 대상이 포함돼야 했다는 지적이다. 조사가 ‘A형 간염병에 대한 인식조사’라 하더라도 균형있는 질문으로 이뤄져야 조사 결과가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지적이다.

아울러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지역 별로 권장되는 예방 접종이 있다면 접종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질문은 특정 질병이나 질환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설문 조사 대상자가 다분히 뻔하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통해 A형 간염의 필요성까지 어이지기에는 설문조사로서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살펴보기 어려운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문항에 대해 GSK 측의 요청하자 공개를 거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설문은 최종적으로 인크루트가 20~30대를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해 조사한 결과”라며 “구체적인 문항은 보도자료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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