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화장품에도 내성이 있을까?

[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화장품에도 내성이 있을까?

기사승인 2013-07-17 11:35:00

[쿠키 생활] 21살 대학생 김 모씨는 요즘 ‘화장품 내성’을 두고 고민이 많다. 약 1년 전부터 피부가 많이 건조해 김씨의 어머니가 쓰는 설화수, 에스티로더 등의 고기능성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친구들이 “엄마가 쓰는 기능성 화장품을 벌써부터 사용하면 피부 내성이 생긴다”고 충고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또 다른 고민이 있다. 같은 제품을 몇 달 연속 사용하면 피부 내성이 생길까 하는 우려다.

보통의 20~30대 여성들이라면 주위에서 같은 화장품을 오래 사용하면 피부에 내성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화장품 기자로 활동하면서 로레알의 랑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외 화장품 회사, 피부과 전문의 등 각계의 전문가에게 이 말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물어봤다.

전문가들에게 “화장품에 내성이 생기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낭설이다’고 답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므로 피부 내성이 생긴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그 자체가 미용 목적이지, 치료 목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화장품에 함유된 성분도 의약품 성분이 아니다.

또 다른 화장품 업계 연구원도 같은 말을 했다.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의약품은 몇 개월 이상 복용했을 경우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항생제가 대표적이다. 특정 항생제를 몇 개월 이상 먹을 경우 우리 몸은 내성이 생겨 그 약에 반응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화장품은 이러한 내성반응을 갖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의 한 연구원은 “화장품은 의약품과 카테고리 자체가 다르다”며 “화장품은 의약품처럼 본래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내성이 생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안전성 측면에서 봤을 때 제품 자체가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저자극 제품인지, 피부 감작성 등의 반응이 있는지, 미생물 내성이 있는지 여부를 보는 안전성 테스트는 시행된다”고 말했다.

한 제품을 6개월 이상 사용한다고 해서 피부 내성이 생긴다는 말은 ‘낭설’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이 또한 100% 안전한 제품, 안전한 성분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들은 화장품을 바르면 피부에서 일정 기간 좋은 효력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를 경험하곤 한다. 이게 내성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울러 최근 화장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식물 활성 성분, 줄기세포 성분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들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부 내성에 대한 연구가 함께 진일보 하고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최근 모 화장품 회사가 만든 ‘기적의 크림’에서는 의약품에만 쓰이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해 봤다는 한 소비자는 처음에는 엄청난 피부 재생 효과를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고부터 각질, 피부 트러블 등이 발생했다고 한다. 일종의 의약품 내성 반응이다. 화장품 내성은 없다. 그러나 양심없는 화장품 회사,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성분들에 대한 내성 반응은 검토되어야 할 대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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