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10대 흑인 소년을 살해하고도 무죄로 석방된 ‘조지 짐머만 사건’을 놓고 미국 사회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의 부모가 처음으로 TV에 나와 입을 열었다.
짐머만의 총격으로 피살된 트레이번 마틴(17)의 부모 트레이시 마틴과 샤브리나 풀턴은 미국 CBS방송의 ‘디스 모닝’에 출연해 짐머만이 무죄로 석방된 것에 대해 “망연자실했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풀턴은 “최소한 2급 살인(과실에 의한 살인) 혐의는 인정돼 유죄가 선고될 것으로 확신했다”며 짐머만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배심원단의 판단에 불만을 나타냈다.
풀턴은 “내 아들은 집으로 돌아가려던 10대였을 뿐 절도범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B37’로 알려진 여성 배심원이 최근 CNN 뉴스쇼에 출연해 마틴이 죽음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 배심원은 내 아들을 모른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아들이 살해되는 과정에 인종차별 문제가 작용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누군가가 아들을 절도범으로 의심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고 답했다.
마틴의 아버지는 “내 아들은 단지 재미난 일을 즐기는 아이였음을 나라 전체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는 그 아이를 너무나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한 변호인은 민사소송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