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위너는 전직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유력한 차기 뉴욕시장 후보다. 7선을 하며 민주당 차세대 주자로 잘 나가던 위너는 트위터의 여성 팔로어들에게 외설적인 사진을 보낸 사실이 들통 나 2011년 6월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년간 와신상담하다 지난 5월 뉴욕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뛰어난 언변으로 다시 바람을 일으켜 당초 지지율 1위였던 크리스틴 퀸 뉴욕시 하원의장을 두 달 만에 제쳤다. 뉴욕은 민주당 텃밭이어서 오는 9월 당내 경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시장 당선이 유력하다. 위너의 화려한 정계 복귀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런데 위너는 또 다시 성추문의 주인공이 됐다. 그가 의원직 사퇴 이후인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만난 젊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가십 폭로사이트 ‘더티(The Dirty)’는 위너가 여성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성기 사진과 함께 둘 사이에 오간 낯 뜨거운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상대 여성은 “위너와 난 서로 사랑했고, 우리 관계는 6개월 동안 지속됐다”고 말했다.
뉴욕시장 출마선언을 할 때 “엄청난 실수로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지만 쓰디쓴 교훈을 얻었고 이제 두 번째 기회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과 달리, 위너가 그동안 반성 없이 추잡한 생활을 지속해왔음이 드러났다. 궁지에 몰린 위너는 23일 기자회견장에 아내 애버딘을 데리고 나왔다. 그는 거듭된 성추문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도 후보직에선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버딘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우리 부부의 결혼생활에도 부침(浮沈)이 있었다”면서 “난 남편을 용서했고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런 애버딘을 두고 ‘불가사의한 정치적 아내’(Preternatural Political Wife)라고 표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