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애플제품 판금’ 거부권…삼성전자 “유감”

오바마 ‘애플제품 판금’ 거부권…삼성전자 “유감”

기사승인 2013-08-04 09:34:01
[쿠키 지구촌]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아이폰4, 아이패드2 등 애플의 일부 구형 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마이클 프로먼 대표는 어빙 윌리엄슨 IT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무역정책실무협의회(TPSC), 무역정책검토그룹(TPRG) 등과의 협의 결과 ITC의 수입금지 결정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역대표부의 이번 결정은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마찬가지다. 프로먼 대표는 준사법적 독립기구인 ITC의 권고를 거부한 데 대한 부담을 고려한 듯 “이번 결정은 ITC의 판단에 대한 동의나 비판은 아니며, 특허 보유권자가 구제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법원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ITC는 지난 6월 초 애플의 구형 제품들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일부 침해했다며 미국 내 수입금지를 판정하고 백악관에 이를 권고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애플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해당 제품을 계속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선 ITC로부터 권고가 있을 경우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1987년 이후 25년 동안 대통령이 ITC의 권고를 거부한 사례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미국 정·재계에서 백악관을 상대로 노골적으로 로비를 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민주·공화 양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최근 프로먼 대표에게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 달라”고 촉구했고, 통신업체 AT&T도 무역대표부를 압박했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우리 특허를 침해하고 라이선스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ITC의 최종 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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