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내연녀 살해 경찰관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군산 내연녀 살해 경찰관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기사승인 2013-08-04 17:11:01
[쿠키 사회]‘군산 여성 실종사건’은 결국 불륜과 임신 다툼, 협박이 빚은 살인으로 막을 내렸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4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군산경찰서 소속 정모(40) 경사를 구속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최종선 군산경찰서장을 3일자로 직위해제하고 후임에 이동민 총경을 이날 임명했다.

정 경사는 지난 달 24일 오후 8시30분쯤 군산시 옥구읍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이모(40·여)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시신을 폐양계장 주변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정 경사는 당일 이씨의 임신과 금전 문제로 다투던 중 불륜 사실이 알려져 자신의 가정이 깨질 것이 두려워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아내에게 불륜사실을 알리겠다며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얼굴을 할퀴자 화가 나 이씨를 숨지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시신이 발견돼도 신원확인을 하기 어렵도록 이씨를 알몸 상태로 해 유기한 것으로 진술했다.

정 경사는 3일 열린 현장검증에서 “정말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숨진 이씨의 임신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인용해 “태아가 형성된 흔적은 없었고 시신의 부패 상태가 심해 임신 초기 단계인지도 밝혀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의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등을 종합한 결과, 이씨의 임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의 유족들은 ‘우발적 범행’이란 경찰의 결론에 반발하고 있다. 이씨의 여동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정 경사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언니가 마치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람처럼 언론에 알리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군산=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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