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할머니, 어머니, 딸 등 3대에 걸친 일가족 13명이 36차례나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며 보험금을 챙겨오다 적발됐다. 주범 격인 40대 어머니는 친딸을 보험사기에 동원해 다치게 하고 수술까지 거부했다. 결국 딸은 하반신이 마비됐고 어머니는 거액 보험금을 챙겼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6일 가족들을 동원해 사고를 꾸미고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금모(45·여)씨를 구속하고 금씨의 어머니 오모(68·여)씨 등 일가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가족은 2005년부터 자동차로 전봇대를 들이받거나 사고 차량 탑승자 수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36차례 6억5000여만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범행에 가담한 가족은 대부분 뚜렷한 직업 없이 고물 수집이나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해 왔다.

13년 전 이혼한 금씨는 따로 살던 딸 A(16)양도 범행에 동원했다. 2011년 8월 딸 명의로 보상액 1억7000만원 보험에 가입한 뒤 동거남의 차량으로 딸을 들이받아 입원케 했다. 금씨는 두 달 뒤 퇴원한 딸이 빌라 3층 창가에서 공놀이를 하다 추락하자 의사의 수술 권고를 거부하고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을 때까지 버텨 보험금 1억3000여만원을 받아냈다. 모녀의 설득으로 전 남편(46)은 친권을 포기한 상태여서 보험금은 전부 금씨 손에 들아갔다.

금씨의 여동생(42)은 2005년 7월 서울 신대방2동 보라매공원 후문에서 당시 세 살이던 조카(11·여)를 태운 승용차로 청소차량용 컨테이너를 들이받기도 했다. 이들은 탑승자를 4명에서 7명으로 부풀려 모두 961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금씨 일가족이 가입한 상해·장애 등의 보험은 13개 보험사에서 모두 117개나 됐다. 이들은 부당하게 챙긴 보상금으로 매달 15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돌려 막기’ 식으로 납부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