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일본군위안소 종업원 일기 공개…일본군 조직적 개입 증거

버마 일본군위안소 종업원 일기 공개…일본군 조직적 개입 증거

기사승인 2013-08-08 16:29:01
[쿠키 사회]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위안부 동원에 직접 관여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오채현 타임캡슐박물관장은 8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42년 8월부터 44년 말까지 미얀마와 싱가포르에서 일본인이 운영하는 위안소 ‘쵸우바’(카운터)로 일한 조선인의 일기 원본을 공개했다. 35년 가까이 이어지는 그의 일기 가운데 위안소 관련 내용은 1943∼44년 2년에 걸쳐 기술돼 있다.

일기를 보면 이 조선인은 매일 오전 일본군 연대본부와 병참사령부 등에 위안소 영업 실적을 보고했다. 결혼 후 위안부를 그만뒀지만 일본군의 복귀 명령에 따라 위안소로 돌아온 ‘하루요’라는 여인의 기록도 담겨 있다. 일본군에 복무하는 군속이 위안부를 충원하기 위해 미얀마에서 조선으로 갔다는 구절도 있다. 오 관장은 “현지의 일본군이 위안부를 직접 관리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일본군은 필요에 따라 위안소를 이동시키기도 했다. ‘55사단으로부터 만다레이와 가까운 이에우로 이전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는 일기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업주는 운영만 할 뿐 일본군이 직접 통제했던 셈이다.

대규모 위안부 동원이 여러 차례 이어진 정황도 포착됐다. 일기에는 “1942년 위안대가 부산에서 출발할 때 4차 위안단 단장으로 온 츠무라씨”라 적혀 있다. 일본군은 차수를 매겨가며 조직적으로 위안부를 모집했던 것이다.

10여년 전 지방의 한 고서점에서 이 일기를 발견한 오씨는 “일기 공개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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