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이목희(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 제출받은 개방형직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개방형직위에 식약처 공무원이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직사회를 개방해서 정부부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다.
개방형 직위제는 공직사회와 민간인의 교류를 통해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행정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효과를 기대하고 도입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기존 공무원 출신들의 내부 승진 및 인사이동용으로 악용되는 상황이다.
문제가 된 식약처의 경우, 최근 5년간 8건의 개방형 직위 채용 중 7건에서 기존 식약처 직원이 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일하게 외부 인사가 채용된 2011년의 감사담당관(과장급)의 채용도 개방형 직위제 취지에 맞춰 채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감사담당관의 경우 법률에 따라 반드시 개방형 직위로 임용해야만 하기 때문에, 식약처가 자발적으로 전문성과 공정성을 위해 감사담당관을 개방형직위로 채용한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채용조건에 감사업무 관련 경력을 요구하는 등 식약처 내 인사이동으로 충원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외부 인력이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
외부 인력을 채용할 수밖에 없었던 감사담당관을 제외할 경우, 식약처의 개방형 직위에 외부 인력이 채용된 경우는 전무하다. 심지어 임상약리과장, 바이오생약 심사부장 등은 지원자 모두가 식약처 직원일 정도로 개방형 직위가 식약처 내부 직원들의 나눠먹기로 악용되고 있다.
이목희 의원은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넣자는 개방형 직위까지 나눠 먹기식으로 악용할 경우, 식약처는 부패할 수밖에 없다. 청에서 처로 승격되어 기능이 강화된 식약처가 이런 식으로 부패해갈 경우 국민들에게 끼치는 위해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식약처의 인력운영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