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느릅나무 껍질이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예방 효과를 가지는 면역학적 기전을 밝히는 연구결과가 포스텍-경희대 공동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31일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 장명호·김유미 교수팀, 경희대 한의대 안규석 교수-이한성 박사팀, 경희대 약대 장영표 교수팀은 공동연구 결과 국내에서 자생하는 느릅나무의 껍질 성분이 소장의 호산구를 증가시켜 염증유발성 도움 T세포를 억제함으로써 장내 면역 항상성 유지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한의학에서 경험적으로 사용됐던 약재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냈다는 것과 함께, 호산구가 소장내에서 면역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새롭게 밝혀냈다는 점이다. 호산구는 알레르기 질환이나 기생충 감염에 관여하는 과립형 백혈구의 하나로서 정상 상태에서는 위장관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그러나 생리적 상태에서 호산구가 왜 소화기 점막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이유가 밝혀져 있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우선 정상쥐와 호산구가 결핍된 쥐의 소장에서 염증유발성 도움 T세포수를 비교한 결과 호산구 결핍 쥐의 소장에서 염증유발성 도움 T세포가 정상쥐에 비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인터루킨-4의 분비량에 비례해 형광물질을 발현하는 쥐를 이용해 소장에서 호산구가 염증유발성 도움 T세포를 억제하는 것은 호산구가 주로 분비하는 인터루킨-4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이러한 현상에 착안해 전통적으로 한의학 임상에서 위장관의 염증상태를 완화시키는 데 사용돼 온 유백피와, 약리적 성분 없이 체액과 조성만을 일치시킨 인산완충식염수를 각각 2주간 투여한 쥐들의 소장 호산구수를 비교한 결과 유백피 투여군에 속한 쥐의 소장 호산구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따라 염증유발성 도움 T세포의 수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번 포스텍과 경희대의 공동연구에 가교역할을 한 한의사 이한성 박사는 “정상 상태의 위장관 호산구의 기능이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의학 약재인 유백피가 그 비밀을 푸는 단서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0월 7일자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