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가수를 지망하는 여중생 한 명이 온라인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24일 첫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 3)에 출연한 김은주(16)양이 주인공이다. 당시 방송에서 비욘세의 ‘이프 아이 월 어 보이(If I Were A Boy)’를 부른 김양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 합격을 받았다. 하지만 ‘절대 음감’, ‘제2의 이하이’라는 수식어는 오래 가지 못했다. 같은 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때문이었다.
김양에 대한 A씨의 폭로는 충격적이다. 김양이 소위 ‘일진’으로 폭행과 금품 갈취 등 학교 폭력을 일삼다 강제로 전학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A씨는 본보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글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은 발칵 뒤집혔다. 일진설의 진위 여부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김양에 대한 인신공격과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은 하차 요구가 폭주해 마비 상태다. ‘K팝스타 3’ 제작진은 “본인에게 확인 중”이라며 “김양이 워낙 어리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많은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신상털이가 반복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신인 가수 육성 프로젝트를 선보이겠다면서 기초적인 사전 조사를 게을리 한 SBS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원성이 빗발치는데도 하차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는 지경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