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 뉴욕시장 열차탈선 알고도 골프… "내가 소방관이냐" 항변"

"'말년' 뉴욕시장 열차탈선 알고도 골프… "내가 소방관이냐" 항변"

기사승인 2013-12-03 16:56:00
[쿠키 지구촌] 마이클 블룸버그(71) 미국 뉴욕시장이 열차 사고 사실을 알고도 유유히 골프를 즐겨 구설에 올랐다. 다음달 퇴임하는 그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에 “내가 소방관이냐”며 맞섰다.

블룸버그 시장은 일요일인 1일(현지시간) 오전 7시20분쯤 뉴욕에서 통근열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1명 등 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을 때 대서양의 버뮤다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버뮤다는 뉴욕에서 남동쪽으로 1100㎞ 떨어져 있는 섬이다.

제보자는 이른 아침부터 골프를 친 블룸버그 시장이 오후 1시쯤까지 골프장을 떠나지 않았다고 WSJ에 전했다. 버뮤다가 뉴욕보다 1시간 이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사고 후 5시간 가까이 골프를 친 셈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해질녘에야 뉴욕에 나타나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 2곳을 방문했다. 사고 현장 브리핑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왜 현장에 없었느냐고 묻자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나는 전문 소방관이나 경찰관이 아니다.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사고 30분쯤 뒤 간단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사실을 알고도 계속 골프를 쳤다고 인정한 셈이다. 정말 골프장에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끝까지 대답을 거부했다. 취재진이 집요하게 묻자 “그냥 공식 일정이나 확인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 당선자는 “나라면 현장에 있었을 것”이라며 “전임자(블룸버그 시장)와 달리 재임 기간엔 개인 휴가를 가더라도 행선지를 비밀에 부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2010년 강한 눈보라가 뉴욕시로 다가올 때도 버뮤다로 가 골프를 쳤다. 재산이 310억 달러(약 33조원)인 블룸버그는 버뮤다에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을 갖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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