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오바마 대통령에게 만델라는 ‘특별한’ 사람이다. 만델라가 없었다면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내가 공직에 헌신할 꿈을 심어준 것이 바로 만델라가 주도한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 철폐 운동이었다”고 회고했다. 오바마의 첫 대중 연설은 1979년 옥시덴탈대학 재학 시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집회에서 있었다.
오바마와 만델라의 만남은 단 한 번에 그쳤다. 2005년 미국을 방문한 만델라는 당시 연방 상원의원이던 오바마를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대면했다. 그러나 만델라가 오바마 대통령에 끼친 영향은 심대했다. 오바마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가끔 만델라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했다. 흑인이라는 차별과 역경을 극복해 남아공의 지도자가 됐고, 화합의 정치를 편 만델라는 ‘흑인 정치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표지등(標識燈) 같은 존재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만델라라는 사표(師表)가 없었던 내 인생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만델라는 인간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성취를 이뤄냈다”면서 “우리는 오늘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용기 있으며 매우 선한 인물 한 명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