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경장이 차를 세우고 운전자 김모(50)씨에게 음주 감지기를 대자 노란 불이 켜졌다. 술을 마신 것이다. 전날 저녁 회사 회식에서 소주 3잔을 마시고 집에 가서 자던 김씨는 출산 예정일이 열흘쯤 남은 아내(38)가 갑자기 진통을 호소하자 급히 일어나 산부인과로 가던 길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아내는 배를 붙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김 경장은 김씨에게 뒷좌석에서 길을 안내하도록 한 뒤 직접 운전대를 잡고 병원으로 향했다. 진 경사는 비상등을 켠 채 순찰차를 몰고 뒤를 따랐다.
단속 지점에서 약 3㎞ 떨어진 산부인과 병원에 도착한 아내는 남편과 김 경장의 부축을 받고 무사히 분만실로 들어갔다. 김 경장은 “빨리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운전석에 올랐지만 병원까지 길을 몰라 긴장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병원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남편 김씨의 음주운전을 그냥 넘길 수는 없었다. 진 경장은 김씨에게 음주 측정기를 들이댔다. 김씨 아내와 병원 측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끝내 음주측정을 거부하지 못했다.
다행히,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11%로 나타나 훈방 조치됐다. 병원 관계자는 3일 “경찰의 도움으로 김씨 부부가 2일 오전 4시쯤 귀한 딸을 얻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