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15일 당의 전략홍보본부장 직을 내려놓으며 “야권의 재편성, 진보의 재구성”이란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민 의원은 “분열된 국민을 <하나의 국민>으로 만들겠다는 과감한 구상을 지녀야 한다”면서 “우리가 전선을 오른쪽 중간에 칠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 의원은 지난 대선에 대한 소회부터 시작했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구조적 한계가 확인됐다”고 시작한다. 이유로는 “영호남 유권자가 지역적으로 불균형이고, 이념적으로 진보적 유권자가 소수이며, 연령적 분포에서 50대 유권자가 중간이 되는 등 고령화되고 있다”고 꼽았다.
민 의원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경사도가 앞으로 더 기울어질 것이라고 했다. 호남보다 충청의 유권자 비율이 처음으로 높아졌고, 보수 40: 중도 30: 진보 30이란 구도가 깨질 만큼 진보운동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낮으며,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김대중 대통령의 DJP(호남과 충청) 연합, 노무현 대통령의 ‘영남후보+젊은 세대 동원전략’, 문재인 후보의 후보단일화 전략 등의 재활용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민 의원은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와 정반대로 <두개의 국민>이란 개념으로 통치하고 있다”며 이것이 야권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총칼로 무장을 안했을 뿐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이념적 분화는 박근혜 체제에서 극에 달하고 있으며 이를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완성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개의 국민>은 국민을 내편과 네편으로 구분하는 전략”이라며 “교과서 민영화 대선특검 등 여러 분야에서 가파른 정치적 전선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매우 위험한 모험을 당분간 주저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민 의원은 야권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분열된 국민을 하나로 묶는 과감한 전환과 실험을 선도하고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통합형 대북정책’과 ‘중산층 서민 그리고 건강한 대기업과의 연대’ 등을 제안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걷어차는 담대한 구상은 민주당의 과감한 우클릭이라는 결론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민 의원은 ‘교의주’가 중요하다고 봤다. 과거 의식주가 옷, 먹거리, 집이었다면 교의주는 교육 의료 주거이다. 이를 위해 “전월세 상한제, 상가 권리금의 법적 안전장치 마련, 의료영리화가 아닌 건강보험체제의 강화, 고교무상교육 및 대학반값 등록금 등 삶의 안전판을 위한 공약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냐 전쟁이냐 하는 여권의 프레임 밑에서 실제 표심을 자극한 것은 ‘내 삶의 안정이냐 붕괴냐’였다”고 말했다.
사진=민병두 의원 블로그 캡처(bdmin.net/100203629041)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