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9시30분쯤 이모(22·여)씨가 부산 남구 A대학 교내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성폭행 당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긴급 출동 10분 만에 대학 후문 근처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회사원 김모(28)씨를 붙잡았다.
이씨는 당초 경찰에서 “김씨가 이 대학 연구원이라고 속이면서 조건만남을 제안해 학교 도서관으로 유인한 뒤 여자 사워실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지갑 등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를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하지만 김씨가 “성관계 후에 돈을 주기로 했는데 이씨가 과도하게 요구해 홧김에 가방을 가져갔을 뿐”이라며 강도강간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면서 국면이 달라졌다. 또 경찰이 학교 도서관 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이씨의 주장과는 달리 김씨가 여자 샤워실에
먼저 들어가고 이씨가 따라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도 경찰의 2차 조사에서는 “성관계 후 가방이 없어지지 않았다면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결국 이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 김씨를 15일 오후 늦게 석방했다.
경찰은 보강조사를 거쳐 김씨 사법처리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