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전북 고창의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 보건당국이 살처분과 함께 긴급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AI가 발생한 것은 2010년 12월 충남 천안의 오리 사육농장에서 발병한 뒤 3년 1개월여 만이다.

전북도는 17일 “전날(16일) 의심 신고가 들어온 고창군 신림면 소재 H종오리 농장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병원선 AI로 판명됐다”면서 “확산을 막고자 해당 농장의 종오리 2만여 마리를 오늘 오전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농장은 알을 부화시켜 새끼를 일반 농가에 공급하는 종오리농장으로 2만11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이날 농장 직원들과 고창군청 직원 등 100여명이 투입돼 살처분 작업을 진행했다. 아울러 전북도는 이 농장에서 3㎞ 이내에서 길러지고 있는 닭과 오리 등의 반·출입을 금지했다.

이 오리 농장은 부화된 오리를 전국 24개 농장에 공급한 것으로 확인돼 AI의 전국적인 확산이 우려된다.

전북도 성신상 농수산국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3곳과 충북 14곳, 충남 3곳, 경기 2곳 등의 농가가 이 농장으로부터 부화된 오리 14만여 마리를 공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성 국장은 “밤사이 실태를 파악해 본 결과 현재까지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입경로와 관련 “지난 6일쯤 해당 농장 위로 가창오리떼의 군무간 수차례 펼쳐진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들 가창오리의 분비물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 국장은 “이 농장에서 6일 이전에 새끼 오리 공급을 끝냈기 때문에 크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북도 심덕섭 행정부지사는 “다행히 이 농장의 반경 500ｍ 안에 다른 가금류 농장이 없어 해당 농장의 오리만 폐사시켰다”면서 “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시·군에 방역과 차단막 설치 등 철저한 대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닭은 2200여 농가에서 4000여만 마리, 오리는 600여 농가에서 430여만 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AI는 닭과 오리·칠면조·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고병원성 AI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한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