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개봉일이 다가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상영 스크린 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영화는 ‘삼성을 건드린’ 민감한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과연 몇 개의 스크린이 확보되겠느냐가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6일 개봉하는 ‘또 하나의 약속’은 4일 현재 확정된 상영관 수가 100개가 되지 않는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또 하나의 약속’은 CJ CGV에서 29개, 롯데시네마 11개, 메가박스 24개 등 총 75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극장 수는 56개다.
향후 예매율과 흥행 정도에 따라 더 늘어날 순 있지만 역시 민감한 소재로 시선을 끌었던 ‘변호인’(총 591개 스크린으로 개봉)과 차이가 크다. 홍보사 도로시가 목표로 밝힌 ‘300개 스크린 출발’에는 3분의 1도 오지 못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흥행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각종 지표에서 6일 개봉 예정작들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예매점유율은 4일 오후 현재 5.5%로 2위인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의 1.3%보다 4% 이상 높다. 예매관객수는 ‘또 하나의 약속’이 5991명, ‘프랑켄슈타인’이 1454명이다.
‘프랑켄슈타인’은 현재까지 ‘또 하나의 약속’의 3배가 넘는 246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극장 수는 181개다. 이 외에 예매점유율 0.4%, 예매관객수 496명인 ‘레고 무비’는 160개 극장에서 211개 스크린을 기록하고 있다.
도로시 관계자는 “제작사나 극장 측에 외압 같은 건 전혀 없었다”며 “다만 영화의 소재가 워낙 민감하다보니 극장들끼리 서로 눈치를 좀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극장들이 유치 상영작을 판단하는데 예매율이나 예매관객수를 무시할 수 없다”며 “하지만 꼭 그런 것들로만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극장만의 속사정이나 여러 판단 기준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와 딸의 죽음에 삼성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한 아버지 황상기씨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2011년 서울행정법원은 황유미씨의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이는 백혈병에 걸린 삼성반도체 근로자에 대해 산업재해 신청이 받아들여진 첫 사례다.
한편 이날 “‘또 하나의 약속’은 7개 스크린까지만 상영하겠다”고 아예 입장을 정해버린 롯데시네마 측은 통합전산망에 11개로 나온 것에 대해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