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국 이장연 과장과 임영주 조사역은 지난해 6월 말 금융권 대출이 있는 차주(借主) 50만 명의 신용등급 변화를 추적한 결과 2008년 6월 말 당시 중신용층이었던 대출자 중
25.2%는 7등급 이하 저신용층이 됐다고 4일 밝혔다. 1∼4등급 고신용층도 7.2%가 저신용층이 됐다.
저신용층이 된 대출자의 연소득 중 원리금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은 2008년 평균 14.2%에서 지난해 84.8%로 급격히 악화했다. 금융위기 전부터 계속 저신용층이었던 대출자의 DTI가 44.9%에서 71.4%로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신용등급이 추락한 대출자의 DTI 현황이 더 심하게 악화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20대는 중·고신용 대출자 가운데 27.9%가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30대(16.2%)와 40대(14.0%), 50대(11.9%) 등 대부분 연령층의 하락률은 10%대였다. 60대 이상은 중·고신용자의 9.6%만 저신용층이 됐다.
이는 학자금 대출 부담이 큰 20대가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을 얻기 어려워 고금리대출을 받거나 빌린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장연 과장은 “저신용층으로 하락한 20대의 고용형태를 보면 무직이 50%에 육박한다”며 “취업 연령이 높아지고 고용 안정성도 떨어지는 점이 하락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