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보고서로 우려는 줄었지만…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된다면?

연준보고서로 우려는 줄었지만…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된다면?

기사승인 2014-02-12 00:30:01
[쿠키 경제] ‘신흥국과 차별화됐다는 게 맞아?’ 올 들어 3조원 이상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을 바라보면서 투자자들은 신흥국과의 차별화 주장에 의문을 품었다. 일부는 아르헨티나 등의 통화가치 급락을 지켜보며 ‘혹시나’하는 공포에 휩싸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상당 부분 가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국을 전 세계 신흥경제국 중 외부변수 충격을 받지 않는 탄탄한 경제 토대를 가진 우수국가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1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금융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15개 신흥경제국을 대상으로 취약성 지수를 산정한 결과 대만과 우리나라가 가장 낮았다. 취약성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와 국가부채 비율 등을 종합해 산정한 수치로 높을수록 경제가 외부 변수에 흔들리기 쉽다는 의미다.

한국은 취약성 지수 3.0∼13.0의 범위 중 4.0 정도였으며 대만은 4.0보다 조금 낮았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6.0을 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화가치 급락을 겪은 인도는 10.3, 브라질은 12.0 정도로 나타났고 터키는 12.5로 가장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말부터 지난 6일까지 통화가치 절상률(미국 달러화 대비)이 2.5%로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른 신흥시장 동요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4개국은 통화절상률이 -15.0∼-20.0%에 달했다.

보고서는 “신흥국에서 최근 나타난 자산 투매 현상은 일정부분 같은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경제 취약성에 근거해서 (국가별로)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미 연준 보고서로 최근 외국인 매도가 한국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일부 펀드 환매에 따른 기계적인 매매라는 분석도 힘을 얻게 됐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최근 특정 신흥국 우려로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환매가 들어오게 되면, 한국 등 우량 신흥국에서도 기계적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JP모건체이스는 최근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2.1%에서 1.5%로 낮추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 부진 전망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을 막기위한 긴축 정책으로 신흥국 경제성장이 둔화할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큰 나라들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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