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한국이 다른 신흥 경제권과 차별화는 됐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 투자처를 일컫는 ‘세이프 헤이븐(Safe haven)’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한국이 안전 투자처냐는 질문에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여러 면에서 차별화됐다고 인식하지만 모든 면에서 차별화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의회에 제출한 금융정책 보고서에서 15개 신흥경제국 가운데 한국을 대만과 함께 취약성이 가장 낮은 나라로 평가한 것과 관련,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자만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늘 유동적이고 취약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총재는 신흥국 시장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시간이 갈수록 불확실성이 줄 것”이라며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은 예견돼온 일이기에 어느 정도 대처할 능력이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달 하순 열릴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국제 공조가 논의될지에 대해서는 “정보 공유는 충분히 이뤄지겠지만 2010년 때처럼 (선진국과 신흥국이) 그룹을 나눠 (대결하는 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최근 위안화 예금의 급증세와 관련해서는 “신용위험이나 외채 증가 위험 등 우려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국내에 달러가 풍부한 만큼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7억 달러가 안되던 위안화 예금 규모는 올 1월말 70억 달러로 늘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한 차례(2.75%→2.50%) 조정 뒤 9개월째 동결기조다. 김 총재는 “정책금리가 변하지 않는 것은 글로벌 금융상황이 불안해도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에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며 “금융은 안정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