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22일 진군의 어머니 오모(33)씨는 전북 전주시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흡입분만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결국 제왕절개술로 진군을 낳았다. 흡입분만은 진공 흡입기를 태아의 머리에 부착시켜 진공 상태를 만든 후 기구를 잡아당기는 방법이다. 산모의 힘이 부족하거나 산모의 골반 안에 태아의 머리가 끼어 분만하기 어려울 때 쓰인다.
진군은 출생 당시 울지 않고 스스로 호흡하지 못했다. 두개골 골절,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두개혈종 등의 진단을 받았고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과 뇌성마비, 경직성 사지마비 등의 장애로 스스로 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다. 언어·인지 기능에도 장애가 있어 포괄적인 재활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분만 당시 태아의 상태를 철저히 살필 의무를 소홀히 했고 분만 과정에서의 이상증상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병원의 부주의로 인해 진군이 분만 도중 뇌성마비에 걸렸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다만 “뇌성마비의 다양한 원인을 밝혀내기 어렵고 태아와 산모의 신체적인 요인이 분만 과정에서 어려움을 일으켰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사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