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서임식… 교황 “예수님을 따라 걷자”

염수정 추기경 서임식… 교황 “예수님을 따라 걷자”

기사승인 2014-02-22 23:33:00
[쿠키 지구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71) 추기경이 22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이탈리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공식 서임됐다. 1969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 2006년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한국 천주교 역사상 세 번째 추기경이 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처음으로 서임식을 집전하고 염 추기경을 비롯해 교황청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등 15개국 19명의 추기경을 임명했다. 신임 추기경들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진홍색 수단 위에 하얀 중백의, 진홍색 망토를 입고 입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훈화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철학이나 사상을 가르쳐주신 것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걷자고 말씀하신다”며 “예수님을 따라 걷는 것은 기쁨이지만, 그 길은 십자가 고통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은 여러분의 협력과 기도, 용기를 원하신다”며 “특히 폭력과 전쟁으로 고통받고 박해받는 이들을 위해 평화를 위한 투사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본격적인 서임 순서가 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어로 신임 추기경들의 품계를 지정하고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며 서임을 선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안드레아 염수정, 아르키에피스코포(대주교) 디 서울”이라고 12번째로 염 추기경을 호명했다. 염 추기경은 신임 추기경들과 함께 신앙 고백과 충성 서약을 했다.

이어 교황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포옹을 한 뒤 진홍색 주케토와 비레타, 추기경 반지를 수여 받았다. 주케토는 성직자들이 쓰는 작은 모자이며 비레타는 주케토 위에 쓰는 3각 모자로,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삼위를 상징한다. 추기경 반지는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의 일치를 뜻하는 것이다. 신임 추기경들은 또 교황과 연대한다는 뜻에서 로마의 성당 하나를 명의 본당으로 지정받았는데, 염 추기경은 성 크리솔로고 성당을 지정받고 이 곳의 명의 사제로 임명됐다.

서임식 직후 염 추기경은 교황청 바오로 6세홀에서 가족과 신자들의 축하 예방을 받았다. 이어 23일 신임 추기경들과 함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서임 축하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한인 신자들과 로마 한인 신학원에서 별도의 미사를 개최한다. 염 추기경은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내외신 기자회견를 여는 것으로 바티칸 일정을 마무리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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